My Archive
INS Vikrant (1961) 본문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3년에 독일의 무제한 잠수함 작전에 대응하고자 6척의 Majestic급 호위 항공모함(Escort carrier) 건조에 착수하였다. 그중에서 R11 Hercules는 1945년 9월에 진수하였으나 세계대전이 끝남에 따라 1946년 5월에 건조가 중단되고 말았다. 결국, 전쟁이 끝난 뒤 피해 복구만으로도 충분히 바빴던 영국 정부는 배를 인수할 여력이 없어 Hercules는 10년이 넘도록 스코틀랜드 해안에 정박된 채 방치되었다.
그때 1957년 1월, 인도 해군이 R11 Hercules를 구매하면서 영국의 중공업회사 Harland and Wolff에 의해 공사가 재개되었다. 이 과정에서 갑판은 경사 갑판으로 교체되었으며 제트 함재기를 위해 증기 캐터펄트가 설치되었다. 이후 4년 간의 대대적인 공사 끝에 1940년대에 진수된 Hercules는 1961년 11월, 산스크리트어로 용감하다는 뜻을 가진 Vikrant라는 이름으로 인도의 첫 항공모함이 탄생한다. 항공모함에는 인도가 배를 구매할 때 함께 도입한 18대의 Sea Hawk와 4대의 프랑스제 Alizé 대잠 초계기가 실렸다.
그러나 Sea Hawk는 1940년대 후반에 등장하여 후퇴익도 적용되지 않은 구형 제트 함재기였다. 그래서 무장 또한 기관포와 폭탄 그리고 로켓탄 정도만 가능하여 육상에서 제대로 발진하는 전투기와 겨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인도 해군도 항공모함으로 어떤 작전을 수행하기보다는 항모를 보유했다는 시현 효과에 집중한 채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Vikrant는 부족한 성능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상당한 반발이 있었으며 군 내부적으로도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하지만 1971년에 일어난 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크게 활약하며 Vikrant는 한순간에 인도 국민들에게 영웅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당시 동파키스탄 사람들은 서파키스탄 위주로 이뤄지는 행정 그리고 동파키스탄에 대한 차별 등으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서파키스탄에서 동파키스탄의 벵골어 대신 우르두어를 표준어로 지정하는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1970년대에 동파키스탄에서 대대적인 봉기가 일어나고 만다. 서파키스탄은 당연히 군대를 동원하여 반란을 잠재우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인도가 동파키스탄의 독립 투쟁을 지원하게 되면서 제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이 일어났다. 이때 인도는 Vikrant 항공모함을 동파키스탄의 주요 항구 치타공(Chittagong)으로 보내 48시간 동안 일방적인 공격을 수행하였고 인도가 서부지역이 아닌 동부지역을 공격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서파키스탄은 크게 당황한 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인도는 동파키스탄의 군사기지와 비행장 그리고 항구가 모두 파괴하여 동파키스탄의 제해권과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해 이들을 고립시키는 데 성공한다. 덕분에 2주 만에 전쟁은 인도에게 유리한 양상으로 흘러갔고 그렇게 동파키스탄은 인도의 도움으로 1971년 12월 독립에 성공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인도는 항공모함의 전략적, 전술적 가치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을 가지지 않게 되었고 도리어 항공모함 전력을 강화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항공모함을 추가로 도입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인도는 1980년대부터 대대적인 항공모함과 함재기에 대한 개량 작업에 들어간다. 1982년부터 1983년까지 1년에 걸쳐 개장 공사를 한 비크란트는 노후한 Sea Hawk를 퇴역시키고 영국으로부터 수직이착륙기 Harrier를 도입하여 운용하게 된다. 1977년에 도입을 결정한 Sea Harrier는 1983년에 첫 번째 기체가 인도에 도착한 이후로 1985년까지 총 25대의 작전용 기체와 5대의 훈련용 기체를 운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Sea Harrier를 운용하게 되면서 인도 해군은 과거 Sea Hawk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괜찮은 성능의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1987년부터 1989년 동안 실시한 개장 공사 이후에는 프랑스제 Alizé 대잠초계기가 퇴역시키고 대잠 헬기를 운용함에 따라 캐터펄트를 철거하고 스키점프대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신형 전투기를 탑재한다고 해도 배 자체가 너무 노후하여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작전에 투입되는 시간보다 조선소에서 수리를 받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인도는 Vikrant 항공모함을 대체할 새로운 항공모함 도입을 추진하게 된다.
결국 항해가 어려울 정도로 낡아버린 Vikrant는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새로운 항공모함 Viraat를 도입하게 되자 1997년 인도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러나 Vikrant는 인도의 첫 항공모함인 만큼 인도 국민들이 남다른 사랑을 받아 다른 군함들과 달리 해체되지 않고 뭄바이 항구에 해상 박물관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하지만 박물관 입장 수입만으로는 Vikrant를 유지하기 힘들어 인도 해군은 2013년 12월에 박물관을 폐장하고 폐선 업체에 Vikrant를 111억에 매각하고 만다. 이후 Vikrant는 뭄바이 인근 폐선소에서 해체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추가자료 [1]
Vikrant는 1965년 제2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당시에는 공사 중이어서 전쟁에 투입되지 못했다.
추가자료 [2]
인도 해군은 1960년 10월에 12대의 Alizé를 도입하여 Vikrant 항공모함과 육상 기지에서 운용하였다. 대잠 초계 임무 뿐만 아니라 로켓탄을 탑재한 채 대함 공격과 지상 공격 임무도 수행하는 등 나름 활약하였다. 그러나 Vikrant에서 Sea Harrier를 운용하게 되면서 스키 점프대가 설치되자 대잠 헬기에게 대잠 임무를 맡기고 퇴역한다.
참고자료
- Wikipedia, Bréguet Alizé
- Wikipedia, INS Vikrant
- Wikipedia, 1942 Design Light Fleet Carrier
- 도위창, 인도 항공모함 비크란트 (2009)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인도 항공모함의 ‘인생한방’ 스토리
- Wikipedia, British Aerospace Sea Harrier
- 쿵디담, 한 줌만 생산된 프랑스산 함상 초계기 : 브레게 알리제(Brequet Br.1050 Alizé)
'무기체계 > 항공모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ARA Independencia V1 (1959) (0) | 2023.09.18 |
---|---|
INS Vikrant (2022) (0) | 2023.09.15 |
INS Vikramaditya (2004) (0) | 2023.07.12 |
INS Viraat (1987) (0) | 2023.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