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한민국' 언급
청일전쟁(1894)에서 승리한 일본이 우리나라를 자주독립하게끔 만들었듯이 북한이 우리나라를 '대한민국'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존중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일본이 우리나라를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뒤 조선 조정에 친일내각을 세우고 을사조약(1905)을 체결했듯이 북한 역시 그 아래에 어떤 의도를 지녔는지 면밀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단, 북한에 대해 생각해 보기 전에 다른 분단 케이스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독일은 과거 1950년대 후반 울브라이트 서기장 때부터 2개의 독일을 첨언했다고 전해진다. 즉, 동독과 서독은 철저하게 '국가 대 국가' 자세로 교류에 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를 '괴뢰 반국가단체'가 아닌 '이웃나라'로 보았음에도 탈냉전의 흐름을 이기지 못한 채 통일이 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언론에 알려진 내용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번 북한의 '대한민국' 언급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북한이 우리나라를 공식 석상에서 '대한민국'으로 지칭하고 있는 데 대해 조롱의 의미를 담은 선전·선동으로 해석했다. 다만 북한이 완전히 자국 주도적인 통일을 포기하고 사실상 '2국가론'으로 전환했다고 볼 여지는 낮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한민국을 언급한 것은 존중의 의미가 아니라 조롱의 의미이고 한 단어로 남쪽의 상당한 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높은 선전·선동"이라며 "앞으로 계속 쓸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 이어 "남측을 미북 관계에 종속된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네이버 블로그 무수천, 김여정 담화에서 나온 '대한민국' 표현의 의미 (2023.07.11)
매일신문 「北 '대한민국' 호칭에 ... 통일부 "조롱 담은 선전·선동"」 (2023.08.17.)
서울신문 「北, 왜 "대한민국"이라 했을까」 (2023.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