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기내 반입이 불가능한 이유
지난 주 일본 학회를 가기 위해 공항을 이용하면서 왜 무해해보이는 액체류가 기내 반입이 불가능한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검문소를 통과한 뒤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고 해당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2006년 8월 9일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음료수를 가장한 액체 폭탄이 테러에 이용될 뻔 했다는 게 이유이다.
'뻔 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여객기 폭파를 시도한 '미수사건'이다.
위탁수화물로 반입이 가능한 이유는 이들이 개별로 존재할 때는 무해한 액체를 '조합'하여 폭탄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니큐어를 지우는 데 사용하는 아세톤과 소독제로 사용되는 과산화수소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을 일상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개별로는 사용처에서 볼 수 있듯 무해하다.
그러나 이들을 혼합하면 TATP (Tri-Acetone Tri-Peroxide) 폭탄이 된다.
그리고 액체 폭탄물은 탐지기의 가격도 고가이다보니 모든 수화물에 대해 감시가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이는 테러리스트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점이다.
다행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안 검색 완료 구역을 지난 이후에 구매한 음료에 관해서는 공항 반입이 가능하다.
즉, 완화된 것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공항 내 면세점에 반입될 때 보안 검색을 거쳤으므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추가로 알아본 결과 국제선에서만 액체류 반입을 엄격히 하고 국내선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액체 폭탄을 기내에서 제작할 경우 1-2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비행 시간이 1시간 이내인 국내선의 경우 액체폭탄이 위협이 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남는다.
하나, 그렇다면 왜 100 ml 이하의 액체는 기내 반입이 가능한가?
둘, 과거 1987년에 발생한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에서도 액체 폭탄이 사용되었는데 왜 2006년에서야 금지되었는가?
이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참고자료
블라인드, 액체류 기내반입 안되는 이유 (2018)
위키피디아, 2006년 대서양 횡단 항공편 테러 음모 사건
세계일보, 영국발 항공기 테러 여파 검색 강화... 액체·젤류 반입 금지 (2006)
시사저널, 국내선 9개 공항, 액체 폭탄 테러에 취약하다 (2017)
한겨례, 새 테러무기로 등장한 액체폭탄 '숨기기 쉽고 치명적' (200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