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왈가왈부

창조론에 대한 짧은 생각 2

빛나는 전구 2023. 7. 8. 11:00

중앙시사매거진

#4

유인원에서 인류의 조상이 나왔다는 것이 진화론의 논리라면 왜 동물원의 원숭이는 시간이 지나도 인간이 되지 않는가?

 

이는 우리가 진화론을 선형적 진화론(linear evolution)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진화의 종착지는 고등한 생물이라 여겨지는 인간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서 애초에 고등생물은 존재하지 않음을 밝혔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생각을 기반으로 학교에서 작은 단세포가 물고기가 되고, 물고기가 양서류를 거쳐 포유류가 되어 인간이 탄생하는 영상을 접하게 된다.

 

하나의 나뭇가지만 따라가면 그렇게 볼 수도 있기에 완벽하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진화는 절대 특정한 방향으로 향하지 않는다. 진화는 마치 나뭇가지가 퍼져 나가듯이 방사한다. 따라서 나뭇가지 하나를 따라가면 인류가 나온 것이고 이를 똑 가져와 표현한 것이 우리가 본 영상이다.

 

만약 진화론이 선형적 진화론을 추구한다면 세상에는 이토록 다양한 생명체들이 존재할 수 없다. 시간은 무한한 자원이기에 모두가 최종적으로는 인간이 될 것이다. 창조론에서 주장하는 논리라면 집에서 키우던 금붕어도 과학자들이 말한대로 어느 시점에는 발이 생겨 양서류가 되고 털이 자라 포유류가 된 다음 두 발로 걸어다니는 유인원이 되었다가 마지막에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지구에는 인류라는 단일종만 남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건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이지 않은가.

 

모든 생물은 현재 이 순간 자신의 환경에 맞춰 진화한 최종형이다. 즉, 나뭇가지의 끝에 위치한 상태이다. 그리고 나뭇가지가 퍼져 나갈수록 다른 나뭇가지와 거리가 멀어지듯이 이들은 자신들만의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자료조사를 하며 과학자들이 유인원에서 인류로 진화하는 위 사진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내용을 접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앞에서 언급한 동물원 원숭이는 왜 인간이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은 '갈라진 나뭇가지가 어느 시점에서 다시 옆에 있는 가지와 합쳐지는 꼴이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