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체계/항공모함

INS Viraat (1987)

빛나는 전구 2023. 7. 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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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항공모함의 위력을 실감한 인도는 1980년대 후반에 영국에서 퇴역한 센타우르(Centaur)급 항공모함 헤르메스(Hermes)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헤르메스 항공모함은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이 마무리될 무렵인 1944년에 건조하기 시작한 센타우르급 항공모함 중 하나였다. 1944년에 건조가 시작되었는데 전황이 연합군에 유리하게 흘러가자 당초 8척을 건조하려고 했던 계획은 4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1945년에 전쟁이 끝나버리면서 4번째 센타우르급 항공모함 엘리펀트(Elephant)는 건조가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조선소를 비워야하는 이유로 건조가 재개되어 1957년에 완성은 되었으나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대규모 개장을 거쳐 원래 이름이었던 '엘리펀트'가 아닌 '헤르메스(Hermes)'라는 이름으로 1959년 11월 18일에 취역하게 된다.

 

헤르메스는 경항공모함이라 보기에는 제법 덩치가 있는 편이지만 정규 항모라 하기에는 작아 주로 소련의 수상 함대와 잠수함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다가 1963년에 영국이 F-4 Phantom II를 도입하면서 팬텀을 헤르메스에서도 운용 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았지만 헤르메스의 갑판 길이가 거대한 제트 함재기를 운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배를 현대화 및 개수하려던 계획은 백지화되었다. 그러던 중 1970년대 경기 침체로 대대적인 군축을 감행하고 있었던 영국 해군은 자신들이 작전 소요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호주 해군에게 헤르메스 항공모함을 제안했다. 당시 호주 해군은 영국으로부터 구매한 구형의 마제스틱(Majestic)급 항공모함 '마제스틱'을 들여와 '멜버른(Melbourne)'이라는 이름으로 운용하고 있었는데 노후화가 심해 새로운 항공모함을 찾는 중이었다. 하지만, 호주 해군은 경제적인 문제로 헤르메스 항공모함 도입을 거절했고 대신 나중에 영국이 인빈시블(Invincible) 항공모함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내놓자 인빈시블 항공모함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결국, 영국 해군은 1971년 대규모 개수 작업을 거친 뒤 항공모함에서 고정익기를 더 이상 운용하지 않기로 하고 헤르메스를 강습상륙함(Commando carrier)으로 사용했다. 이후 1976년에는 20대 정도의 헬기를 탑재한 채 대잠 작전에 투입되었는데 1970년대 후반부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씨해리어(Sea Harrier)가 등장하자 1981년에 스키 점프대를 설치하여 헤르메스에서 씨해리어를 운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였다. 이때부터 영국 해군은 캐터펄트 사출 방식의 함재기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은 모두 퇴역시키고 경항공모함에서 스키 점프대를 사용하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함재기만을 운용하게 된다. 그래서 헤르메스는 인빈시블급 항공모함 '인빈시블'과 함께 영국의 주력 경항공모함으로 자리 잡는다. 물론, 1980년대에 앞서 말했듯 인빈시블 항공모함도 다른 나라에 판매하는 방안이 검토되었으나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인빈시블과 헤르메스가 당당히 승리를 거둔 채 돌아오자 영국은 경항공모함일지라도 꾸준히 운용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승리와는 별개로 헤르메스는 1950년대에 제작된 항공모함인만큼 노후화가 많이 진행되어 1985년에 영국 해군에서 물러나 포츠머스(Portsmouth) 항구에 정박되는 운명을 맞이한다.

 

그러던 중 1986년 4월 인도가 노후한 비크란트(Vikrant) 항공모함에 대비하고자 그리고 항공모함 전력을 확증시키고자 현역에서 물러난 영국의 헤르메스 항공모함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영국 Devonport 조선소에서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후 1987년 5월 12일 헤르메스는 산스크리트어로 '거인'을 뜻하는 '비라트(Viraat)'라는 이름으로 인도 해군에 재취역하게 된다. 하지만 함 자체가 1950년대에 건조되어 매우 노후한 상태라 개수 작업을 거쳤음에도 1993년에는 침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지속적인 수리 보수 작업을 받으며 운영되었다. 인도 해군도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1990년대 자체적인 항공모함 건조 계획인 ADS (Air Defense Ship) 프로그램을 검토하였지만 경제적인 이유와 건조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빠른 시일 내에 항모 전력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였다. 그래서 1991년에 붕괴하여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던 러시아(구소련)로부터 항공순양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받은 다음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인도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하며 결과적으로 배의 가격은 처음 가격의 2배에 달하게 되자 인도는 러시아와 마찰을 빚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2008년에 취역할 예정이었던 Vikramaditya는 2012년이 되어서야 취역할 수 있을거라 본 인도 해군은 2009년에 비라트의 수명 연장 수리 작업을 실시한다. 또, 항공모함 2척을 상시 유지하고자 하는 인도 해군의 정책에 따라 인도는 비라트를 2020년까지 운용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 및 보수 비용이 증가하면서 비라트의 운용이 어려워지자 인도 해군은 2017년에 비라트를 퇴역시키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게 되었고 결국 2017년 3월에 씨해리어와 함께 퇴역 절차를 발게 된다. 일선에서 물러난 INS Viraat는 58년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기간 운용된 항공모함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퇴역한 함정은 2020년 7월에 매각되어 인도 서부 구자라트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 해체소 알랑(Alang)으로 보내져 해체되었다고 한다.

 


추가내용[1]

1960년대부터 함재기의 대형화가 시작되어 영국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항공모함에서는 더 이상 고정익기를 운용하기 어려워졌다. 영국은 더 큰 항공모함을 건조하거나 작은 항공모함에서도 운용 가능한 수직이착륙기 도입을 해야만 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최초의 실용 수직이착륙 전투기 해리어(Harrier)다. 반면, 미국은 이미 1950년대에 포레스탈급 항공모함을 건조하여 슈퍼 캐리어의 시대를 열었기 때문에 함재기의 대형화가 진행되었음에도 고정익 항공기를 운용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더 큰 규모의 원자력 항공모함을 건조할 능력까지 갖추었다.

 

추가내용[2]

1993년 9월에 침수가 발생하여 수리에 들어가 2년 뒤인 1995년에 다시 일선에 복귀하였다. 이후 인도는 1999년 7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년에 걸친 개수 작업을 통해 항공모함 현대화를 추진했다.  그리고 2003년부터 2004년 11월까지 한 번 더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실시했다. 항공모함만 개량 받은 것이 아니다. 2006년 인도 해군은 Limited Upgrade Sea Harrier, LUSH 프로그램을 통해 15대의 씨해리어를 개량하였다. LUSH 프로그램을 통해 씨해리어에는 이스라엘제 Elta EL/M-2032 레이더가 장착되었고, 이를 통해 Rafael의 Derby BVR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게 되어 공격 능력이 한층 강화되었다. 그러나 씨해리어는 2017년 3월 6일 비라트 항공모함이 퇴역하자 이에 맞춰 2016년 5월 6일, 항공모함에서 내려진다.

 

추가내용[3]

2022.07.11. 업로드된 수정된 글 입니다.

2023.03.15. 업로드된 수정된 글 입니다.

 

참고자료

네이버 무기백과사전, INS 비라트 항공모함

sundin13 헤르메스, 비라트... 2개 해군에서 복무한 항공모함 마침내 해체수순...

Wikipedia, INS Viraat

Wikipedia, HMS Hermes (R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