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어휘공부

가설(hypothesis)과 이론(theory)

빛나는 전구 2023. 7. 3. 14:00

Tectonia_dei_Piacas

'가설(hypothesis)'이란 관찰 결과에 대한 하나의 가능한 설명이다.

즉, 내가 관찰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검증된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독일 기상학자 베게너가 1912년에 발표한 '대륙 이동설(Continental drift theory)'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륙 이동설은 가설이다.

당시 대륙 이동설은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대륙의 움직임을 주장한 근대적인 첫 번째 모델이었다.

그러나 그는 대륙을 이동시킬 에너지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했다.

그리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은 사이비 과학 취급을 받았다.

 

가설이 다양한 관찰 결과와 잘 맞으면 이를 정리하여 '이론(theory)'이 된다.

따라서 이론은 어떠한 자연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검증된 가설이다.

가설에서 출발한 만큼 "광속은 불변한다" 등의 가정을 두고 시작한다.

아인슈타인은 위와 같은 가정을 두고 상대성 이론을 세웠고, 그의 이론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검증되었다.

예를 들어 수성의 타원 공전 궤도 계산이나 에딩턴의 개기 일식 관측 등으로 말이다.

 

다시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로 돌아와보자.

두 차례의 세계 대전으로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해저 탐사 기술과 지질학이 크게 발전했다.

잠수함 부대를 운용하기 위해 해도를 만들고 전쟁 물자 생산을 위해 자원을 열심히 찾아다녔으니깐.

그리고 이 과정에서 베게너가 주장한 대륙 이동설과 관련한 다양한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대륙 이동설은 1965년에 '판 구조론'으로 받아들이지며 이론이 되었다.

 

한 가지 잊어서는 안되는 게 그냥 증거 발견되었다고 가설이 이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1912년에 발표된 대륙 이동설은 1928년 맨틀 대류설, 1961년 해저 확장설 등 다양한 가설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그동안 다양한 증거들이 모여 구축된 것이지 그냥 증거 좀 발견됐다고 이론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이는 1910년대에 나온 이론이 1960년대까지 '가설' 취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